라이프로그


잡담 miscellany

가뜩이나 기분 저조한데 도서관 갔다가 미친놈 못볼 꼴을 봤다.  미친놈..  도서관에 당분간 안가고 싶을 듯.  요며칠 일진이 대체 왜 이래.  되는 일도 없고..

도서관에서 나온 뒤 입맛이 싹 사라졌다.  배는 고픈데 도서관 그 미친놈땜에 구역질이 나올라고 해서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아졌다.  근데 배고파서 손이 떨려..  음식을 입에 넣기는 싫은데, 아무것도 안먹으면 손이 떨리고.  참고 뭔가를 먹거나, 손떨리는걸 그냥 참거나.  둘 중 뭘 참는게 나을까 생각중.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한 플메, 퇴근하고 학교에서 과외 막 끝나고 집에 간다는걸,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붙잡았는데, 막상 별로 할 말이 없다.  상냥하고 사려깊고 발랄한게 최고 장점인 플메긴 하지만, 분명 다독이며 위로와 격려를 해줄테지만, 내가 말 꺼내기조차 싫을만큼 기분 구리구리한 사건들의 연속이라 그냥 입 밖으로 말을 내지 않았다.  어제, 그제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플메는, 내가 불러놓고도 별 말이 없으니 그냥 꼭 안아주더라.  말 한 마디 없이도 위로가 되더라는..

사람이라는게 참 우습기도 하지.  어쨌든 내 best response는 결국 do nothing인데 가끔 do nothing이 진짜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머리가 어려운게 아니라 마음이 어려운 거라 우습다.  마음 따위, 맨날 무시하면서도 결국 발목 잡는건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잖아.  그냥,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의 마음을 흉내내는 로봇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건지도 모르겠다.  진짜 느끼는게 아니라 흉내내는거라 어려운거지.

이래저래 심난해서 공부도 제대로 손에 안잡히고..  어제 그렇게 깨빡이 났으면 내일쯤은 솔루션을 선생한테 들이밀어야 할텐데, 솔루션은 커녕 비루한 처지 비관만 하고 있네.  정작 선생이 한 말은 "이거 니 논문이잖아.  솔루션을 들고오라고.  문제를 들고오지 말고." 였는데..  정말이지, 한참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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