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자괴감 miscellany

선생한테 깨지는거 하루이틀도 아닌데 별나게 굴건 없지만서도, 정말 서러운건 '너 왜 이것도 모르냐..  1년차때 수업은 발로 들었던게냐..  내가 이런 것까지 설명해줘야 하냐..  3년차 리서치 학생이 어째 이모냥이냐..'하는걸 눈빛에서 읽어버렸을 때다.  차라리 이럴땐 말로 그냥 뭐라하면 덜 서러울지도 모르겠다.  카리스마 작렬 선생이 아주 한심한 듯한 눈빛으로 한숨 푹 쉬고 난 뒤 진짜 기초적인걸 다그치듯 열내고 설명해주면, 듣다가도 서러워서 막 울음이 날 것 같다.

선생이랑 너무 친하게 지내도 안좋은게, 이제 이런건 말 안해도 대강 눈빛만 봐도 읽혀지는걸 어떡하냐고..  선생 딴에는 성질나도 꾹 참고 그냥 설명을 해주는건데, 눈빛에 다 드러났어.  이 양반 입에만 필터가 없는게 아니라 눈에도 필터가 없거든.  아둔한 PhD 학생이라도 상처 받는다고...  근데 서러움으로 끝날 것이 자괴감으로까지 이어지는건, 나도 얼굴에 필터가 없거든.  감정이 얼굴에 그냥 다 드러나는데 어떡해..  미팅 내내 얼굴에 '속상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이젠 나만 그런게 아니라 선생도 마찬가지로 말 안해도 대강 낯빛을 보고 읽어버리잖아.  알아 챘어도 그냥 좀 계속 무시하던가..  그랬음 그냥 에이, 오늘 열라 깨빡났네, 하고 끝났을걸..  확인사살은 너무 잔인했어.  모른척 해줄 수도 있잖아.  쿨하고 프로페셔널하게, 개무시.. 해도 되는 일이지.  그냥 멍청한 학생에게 이미 배우고 익혀서 상식이 되어있어야 할 지식을 설명해주면서 짜증날 수도 있지, 나라도 그런 학생에게는 짜증날테니, 이해할 수 있담말야..  그런 쪽팔린걸 확인까지 하며 달래줄 이유는 없지 않냐고..  멍청한 것도 서러운데 그걸 확인시켜버리면 그야말로 콱 어디 처박혀 숨은채로 나오고 싶지 않을만큼 쪽팔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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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11/03 09:2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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