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RE-REOPEN, version 3

그냥 이대로 닫아버릴까 했드랬지요.  근데 또 좀 심심해서...  닫자니 심심하고 계속 쓰자니 밑천이 바닥났고...  실은, 근래에 줄곧 잡담만 늘어나는게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도 컨셉이 경제학교실인데, 교실에서 잡담이나 늘어놓는건 그리 보기 좋은건 아니지요.  그렇다고 계속 경제학에 대해서만 포스팅하기엔 내공 부족에 귀차니즘까지 겹쳐서 말입니다.

그래서 그냥 컨셉을 바꾸기로 했어요.  잡담블로그..  예전에 라면블로그를 아는 분들이라면 "잡담블로그와 라면블로그의 차이가 뭔데?" 하고 물어볼 것 같아서, 미리 말하자면..  라면블로그에서는 실존인물 ***가 여과없이 드러났었지만, 잡담블로그에서는 거기서 개인정보만 쏙 빼고 경제학을 공부하는 어떤 블로거 너구리, 쯤 되겠네요.  그러니까, 제 정체를 알던 모르던, 여기서는 게을러서 컨셉 바꾸고 맘놓고 영양가 없는 얘기를 본격적으로 늘어놓는 블로거 너구리로 가는겁니다.  아시겠죠?!


쓸데없는 잡담 miscellany

긴 하루였다.  아침에 BBC 뉴스를 보면서 학교갈 준비를 했는데, 집에 와서 TV 틀어보니 BBC news 10 하고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집중해서 일했다.  솔직해지자면, 이렇게 하루종일 뭐에 쫒기듯 집중해서 일하는건, 한달에 많아야 5~7일이다.  대부분은 일하다, 딴짓하다, 일하다, 또 멍때리다, 뭐 그렇다보니 정말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은 2~3시간이 보통인데, 오늘은 오전 11시에 지도교수 미팅 잡아놨었고, 이 양반 어제 저녁때 멜 보내서 해보라는게 있었다.  어제는 밤 늦게까지 그거 하고, 다 못끝내서 오늘 새벽부터 다시 그거 해치우고..  이런 식은 한국에서 직장다닐땐 너무너무 흔했다.  늘 상사는 회의를 오후 네시쯤 하고, 다섯시쯤 나와서 업무지시하고 낼 오전까지 해내라고 하지.  근데 진짜 이런건 한국에서나 그런거고, 여긴 당장 다음날 오전 미팅하기로 해놓고 그날 오후에 뭔가 해보라고 했다면, 그건 다음날 얘기할게 아니거나, 아님 최소한 미팅 1주일 전쯤 지시하거나 하는게 상식적이다.  그니까, 일중독자 안선생 밑에서 군말없이 지도받는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한국의 무적야근부대 직장생활에서 단련되었기 때문인거다.

새벽부터 집중력 만땅 끌어올려서 일하고, 한 시간도 넘게 미팅하고, 늘 그렇듯, 미팅이 끝나고 나면 또 할 일은 산더미로 쌓이고..  지치긴 했지만, 기분때문에 계속 일을 막 해버렸다.  어떻게든 빨리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싶어한다는걸 몸으로 보여주려고.  선생은 내가 빨라야 이번 금요일이나 아마 다음주쯤 해들고 갈걸 기대하고 있겠지만, 그냥 내일 당장 들고가서 얘기를 진행시키려고 한다.  진짜 넌덜머리나서, 하루라도 빨리 해치우고 끝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자는 것이지.  그래서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고.. 

집에 오니 밤 10시 뉴스 하고 있는데, 뉴스에서 성공에 대한 중독 얘기가 마침 나온다.  작은 것이라도 성공에 대한 경험은 또 다른 성공을 추구하도록 만들고, 좋은 말로 이걸 self-motivation이라고는 하지만, 이것도 정도가 심하면 addiction이라고 한다.  CEO들이나 전문직 종사자들 중에서 이런 증상이 심하다고 하는데, 무시하지 말고 치료받으라고 한다.  그러니까, 일중독도 치료받아야 한다고 뉴스에서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간만에 미친듯 일하고 온 날에 말이다.

피곤해서 금방 잠들 것 같다.  내일 일찍 일어나서 마저 남은 부분을 해치우고, 낼 냉큼 선생한테 "다했삼, 얼렁 봐줭~!" 하고 들고 갈테다.

구두 굽을 갈았는데, 6.95파운드.  대강 14천원.  켁.  서울에서는 굽 갈고, 바닥도 갈고, 광까지 내도 만원을 넘어간 적이 없었거늘..

공부잡담 miscellany

아아아.. 또 깨졌다.  울 선생은 망치질 하나는 `참 잘하시죠, 엉엉엉.  이번에도 퇴짜맞으면 암흑의 오라를 마구 내뿜는 프로젝트는 미련없이 싹 접어버리려고 했는데, "뭐, 여기서 접어?  이것만 해결하면 끝나겠는걸?!  거의 완성되어 가는걸 접어버리다니 바보짓이지."  이러는데, 접지도 못하고..  이것도 일종에 희망고문인게, 프로젝트 끝내지도 못하게 하고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못하게 희망을 심어주다니..  거의 완성되어 간다는건 맞긴 한데, 해결해야하는 문제는 작년 연말에 얘기했던건데, 무려 40일간 해결 못보고 있는 문제를, "이것만 해결하면 끝나겠는걸?!"로 내 마음을 돌려놓다니..  박사과정 지도경험도 일천한 울 선생은 이럴땐 어찌나 능구렁이마냥 박사과정 학생의 심정을 잘도 이용하시는지 원..

어쨌든 퇴짜는 퇴짜.  그리고 생각해보면 좀 웃긴 일인데, 이론논문은 all or nothing이다.  완벽하고도 깔끔하게 모든 문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논리를 전개하지 못하면, 아무리 99% 완성했다고 하더라도 명확하지 않은 1%가 전체 이론을 다 뒤집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라 그렇다.  가만보니 실증연구 하는 사람들은 유도리도 좀 있고, 뭔가 훨씬 flexible하지만, 이론연구가들은 까칠하기가 이루 말할데 없다는건, 이런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휴, 이번에도 안되면 진짜 큰맘먹고 깨끗하게 플젝 접으려고 했더니만, 문제 하나 남겨두고 어쨌거나 또 접지도 못하고 구질구질구질구질...

explicit solution을 못구한다는건, 함수의 속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는건, 어찌보면 아주 치명적인 결함이다.  그럼에도 안되는 문제가 있고, 그냥 특정한 어떤 값을 해라고 치고 이론을 전개해도 톱저널에 잘만 실리더라.  그래서 그냥 뉴메릭으로 감을 잡기만 하고 넘어가겠다고, 이미 얘기는 해놨고, 머 일단 해봐, 하고 선생도 동의했긴 하지만..  사실은.. 오기가 난건지, 이제 내가 그렇게 그냥 어물쩍 넘어가는걸 못참겠다.  선생이 뭐라건 상관없이 이건 내 논문이니까.  근데 내 논문이, 언젠가는 꼭 저널에 게재할 내 논문이, 작은 부분이라도 허술하게 넘어가버리면, 두고두고 공개되어 누구나 맘만 먹으면 다 볼 수 있게 된다니,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알고보면 내 문제였다.

가만 생각해보면 선생이 까칠하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 내 성격도 깐깐해져서 이젠 아예 스스로 팔자를 볶고 있는 상황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선생한테 배운게 학문적인 것만 있었던게 아니라, 알게모르게 일에 대한 그 완벽주의적 태도까지 배워버린것 같아서 좀 염려스럽다.  안선생이야 열라 똑똑하면서 완벽주의적인 일중독이니까 고속승진에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만, 난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완벽주의적인 일중독만 따라하니까 그저 인생만 고달퍼진다.  아, 진짜 인생 고달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흑의 오라를 마구 내뿜는 프로젝트지만, 이거 끝나거든 마지막 프로젝트는 진짜로 대강, 아무거나, 쉬운걸로, 막 해치우고 말아야겠다.  (라고 첫 프로젝트 하면서 결심했지만, 결국 지금 이렇게 피토하게 어려운 프로젝트를 또 붙잡고 있다는거..)  이거 뭐 아주 기묘한 방법으로, 좀처럼 남들 하기 힘든 방법으로 자학을 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인생 고달프기로 작정하면 끝도 없이 고달플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뭐 그래.

결론은, 처음엔 공부가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토나와.  대체 어디까지 스스로를 밀어내야 끝날지 모르겠어.

On neuroeconomics - others

도서관에 간김에 저널 신간을 쓱 훑어봤는데, American Economic Journal: Microeconomics, August 2009에 neuroeconomics에 대한 논문이 줄줄이 몇 개 실려있어서 좀 살펴봤다.  2008년에 런던에서 있었던 behaviour & neuroeconomics conference에서 나왔던 얘기들이 작년 벨지움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었다고 하던데, 이제는 저널로까지 연장되었으니, 이건 어찌보면 아카데믹 키보드 배틀이라고 해야하나, 좀 그런 느낌이다.  2008년 런던 학회에만 가봤는데, neuroeconomics의 존재와 그 연구 주제, 영역에 대한 의문과 합리화에 대한 논쟁이 좀 있었다.  까다롭게 대립각을 세운다기 보다는, 아직 neuroeconomics가 어떤 형태로든 확실하게 자리매김된 분야가 아니다보니, 학자들마다 어느 정도까지 다뤄야 하는지, 지향점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고 있었고, 매 발표마다 이런 얘기들이 오고가면 쪼랩 PhD 학생인 나로서는 그냥 멍하니 누구 말이 더 맞는거 같은지 구경만 하는거였는데, 구경만 해도 재미는 있었다.  한 친구는 작년 벨지움 학회에 가서 발표를 했었는데, 그 친구 얘기로는 작년에도 분위기는 비슷했었다고 하는걸 보니, 이제 저널에서 아예 쭉 한 번 작정하고 다뤄보자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경제학자들도 이 세계 나름대로의 키보드 배틀이 있고, 한 번 발끈하면 아예 키보드 워리어로 변신도 서슴치 않는다는건, 시카고학파와 케인즈학파의 지난한 논쟁 과정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던가.  이건 시카고학파 vs. 케인지언 정도로 무시무시한 키배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켜보면 쏠쏠한 재미가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AEJ 찾아 읽어보길.

난 5개의 논문 중에서 대강 건성건성 첫 페이퍼만 스륵 눈으로 스캔하기만 했으니, 첫 논문 "On the potential neuroeconomics: a critical (but hopeful) appraisal",  B.D. Bernheim 소개를 해본다.

neuroeconomics를 실증연구와 이론연구 양쪽 측면에서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기존 경제학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neuroeconomics가 전통적인 경제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존 경제학의 연구를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neuroeconomics에서의 질문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머리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한다.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지를 더 잘 이해한다면, 궁극적으로 어떤 대안이 선택될지에 대해 더 잘 예측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근데 일반적인 경제학의 의사결정 모델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상의 속성에 대해서는 불가지론적인 입장이고, 뇌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의사결정 요인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가정은 하지 않는다.  근데 neuroeconomics는 이 과정을 밝히자는 것인데, 과정 지향적 의사결정 모델이라는건 지금까지의 경제학에서는 별로 다뤄보지 않았다.
의사결정에 대해서 근본적인 차이는, 의사결정을 y, 의사결정의 요인 (흔히 utility, preference라고 생각하는) x, 그리고 관찰되지 않는 어떤 상호작용, 그러니까 x가 x일 수 있는 어떤 요인 (이게 쉽게 설명하기가 애매하긴 한데, 단순하게 어떤 utility/preference를 만들어내는 신경적 요인이라고 해보자.  예를 들어 PMS일때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밥보다 아이스크림을 선호하게 된다던지, 뭐 그런 어떤 신경학적 무엇) w가 있다고 할때, 기존의 경제학적 모형은 given w, 즉 w가 주어진 상태에서 모델을 전개했는데, neuroeconomics는 바로 w와 x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있다.  즉, 어떤 함수 z=Z(x, w)로 두고, 의사결정은 y=Y(z,x,w)일때 f(x,w)=Y(Z(x,w), x,w) 이렇게 보자는 얘기다.  그럼 함수 Z를 규명하는게 관건.
그럼 이런 접근방식에 대해 왜 neuroeconomics인지에 대한, 그 장르적 당위성에 대한 변명이랄지, 존재의 이유랄지, 뭐 그런 얘기로 이어진다.  neuroeconomics는 뇌와 의사결정의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밝히자는 것인데, 사실 많은 경제학 이론들이 다루는 문제들은 이런 상호작용에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아도 행동을 예측하거나 모형을 만드는데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럼 왜 neuroeconomics를 연구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딱 부러지는 설명은 없지만 재미있는 예를 들어주고는 있다.  뉴턴의 중력이론은 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지를 설명하지만 왜 물체가 중력장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데, 이게 과학적으로는 중요한 의문이지만 사과가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해야 하는 제한된 목적에서는 이 질문이 꼭 필요한건 아니라는거다.  뭐 그렇다보니 의사결정의 볼트와 너트를 파고드는게 더 정확하고 유용한 경제이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별로 동하지 않는건 이해할만하다 (라고 저자가 썼다.  읽는 나는, 이거 좀 자조적인걸, 하는 느낌을 받았다.)
뭐 계속 이어서 어떤 비판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neuroeconomics가 유용할지, 실제 현실을 분석할때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기타 empirical approach를 위한 theoretical framework 관점에서 얘기가 좀 이어지고..  경제학의 근본적인 개념에 해당할만한 이론 측면에서 볼때는, 주관적 welfare가 선택에 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신경적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평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기존의 선택에 기반한 welfare analysis를 더 근본적인 관점인 '효용을 형성하는 신경학적인 그 무엇'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론을 전개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이 논문에 대한 Gul과 Pesendorfer의 코멘트가 뒤이어 실려있고, Rustichini의 방법론에 대한 고민, 마지막으로 위의 논문에 대한 Sobel의 코멘트로 neuroeconomics에 대한 글이 끝난다.  (안읽어봐서 내용은 모르겠지만, 대강 컨퍼런스에서 이루어지던 논쟁의 연장선쯤 될 것 같다는건 abstract만 보고 짐작한다.)

flatmate miscellany

인도 출장간 플메한테 이메일이 왔다.  출장 갔다가 돌아오면 이사할거라고. ㅜㅜ

문제는 아래층 시끄러운 이웃들이었다.  내 방에서도 몹시 시끄럽지만, 플메 방 바로 아래층이라 얘 방에서는 아래층 애들이 틀어놓은 음악 가사까지 다 들린다.  예민한 플메는 지난 4개월간 밤잠을 설쳐대다가, 결국 이사가기로 맘을 먹고 집을 보러 다녔었다.  첨엔 함께 이사가려고 2-bedroom flat을 찾았더랬는데, 나는 학생 플메는 직장인.  둘이 함께 살면 council tax를 플메 혼자 다 내야 하는거다.  근데 그 council tax가 상당한 금액이라는게..  결국 플메는 1-bedroom flat인데 독립된 아파트가 아닌 건물 하나에 4개의 flat이 모여있는 형태의 집을 구했다.  4명 모두 직장인들이라 1/4씩 council tax를 내는 집.

2007년 10월부터 함께 살았으니, 벌써 2년 4개월이다.  내 영국 생활의 2/3도 넘는 기간을 함께 살던 가족같은 친구다.  짧지 않은 기간임에도, 단 한 번도 싸우거나 짜증내거나 사소한 신경전조차 없었다.  함께 여행도 하고, 주말엔 가끔 쇼핑도 하고, 밤마다 TV보며 수다떨고, 친구들 초대해 파티도 하고, 뭐랄까..  맨날 반지하 연구실에서 일만하는 너드 대학원생에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즐거움을 잊지 않게 해주는 친구, 상냥하고 발랄하고 마음 따뜻한 친구라 함께 사는동안 외롭지 않았다.  근데 이런 친구가 이사간다니..  벌써부터 마음이 휑하다.

쓸데없는 잡담 miscellany

clix가 고장났다.  평소처럼 주머니에 넣어두고 멀쩡하게 음악 잘 듣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가 안나는거다.  전원이 켜지지도, 꺼지지도 않는 상태에서 아무 작동을 안한다.  여긴 아이리버 고객서비스센터가 없을텐데..  1년 워런티지만, 아주 아슬아슬하게 1년을 넘겼다.  2009년 1월 초에 샀으니, 13개월 썼네.  놋북이 죽더니, 이제는 클릭이도 죽고, 대체 이게 뭔일이래..  매일 클릭스 없이 등학교길이 심심해질텐데, 대체 어쩌란 말인지..  아이리버는 각성하라!

주말 아침에, 오늘 학교 안가려고 작정한 날이라 침대에서 뭉개다가 늦게 일어났다.  아침 먹어야 하는데 귀찮아서, 플메랑 느즈막히 동네 펍에 갔다.  쌔터데이 브런치 스페셜, 팬케익과 프렌치토스트, 구운토마토, 구운쏘세지, 계란후라이, 오렌지쥬스와 커피까지 4파운드.  오후 4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배가 안고파.  한국 갔을때 친구가 꽤나 유명한 브런치 레스토랑 (브런치에 레스토랑이라니 이뭥미?!)에 데려갔었는데, 구성은 팬케익, 스크램블에그, 샐러드, 커피였고, 가격은 두배, 15천원.  경악했던 기억이 났다.  더 경악스러운건, 그 음식점이 꽤 유명하다는거.

비슷한 얘기지만, 런던 British Museum 근처에 한국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떡볶이가 6파운드였던가 그랬던거 같다.

학교 안가고 집에서 뭉기려다가, 브런치를 꾸역꾸역 다 먹었더니 도저히 속이 불편해서 그냥 있을 수 없어 학교까지 산책삼아 걸어갔다.  친구와 오랜만에 화창한 햇볕 쬐며 수다도 좀 떨고, 그러다보니 또 다른 친구가 나오고, 얘기하다 또 다른 친구가 나오고..  대체 이 불쌍한 경제학과 PhD 학생들이라니..  토요일에 학교나와, 이젠 주말에 학교 나가는거 아무렇지도 않아...  pathetic..  나도 그렇지만 얘들도 머 인생 참 심심하구나 싶은게..  얘들아, 다가오는 봄에는 우리 이러지 말고 연애라도 하자구.

동고동락 miscellany

안선생은, 똑똑한 일중독자인데다 까탈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친구 먹은거랑 상관없이 공부에 있어서는 절대로 쉽게 넘어가지 않는 깐깐한 양반이다.  근데 그런 양반 밑에 나 말고 또 다른 학생이 하나 더 있다는거.  사실 난 처음부터 안선생 말고 다른 지도교수가 없었고, 디렉터가 석연찮아하는걸 내가 직접 지도해달라고 부탁한 처지라, 그냥 모든걸 다 그의 지도방식에 맞출 수 밖에 없었다.  까탈부릴때는 야속하기도 하고 너무한다 싶을땐 속상하기도 했지만, 불만 가질 수 없는 처지였다.  근데 안선생의 또 다른 학생인 M은 좀 다르다.  이전 지도교수가 다른 학교로 옮겨가는 바람에 지도교수 새로 정해야 하는걸 딱히 맞는 사람도 없고 해서 디렉터가 그냥 대강 배정(!)한 경우다.  그래서 얘는 안선생 연구분야인 네트워크는 잘 모른다.  별로 관심도 없고,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네트워크랑 상관없는 주제이기도 하고.  그래도 어쨌든 이 깐깐한 안선생한테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건 얘한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닌 듯, 요즘엔 나만 보면 하소연을 쏟아낸다.  "그는 너무 잔인해(harsh).  내가 써간거 보고 이건 너무 수준미달이라 자세히 읽어볼 필요도 못느꼈대.  최소한 열심히는 읽어보고서 그런 말 해야 하는거 아냐?!  전에 지도교수는 늘 격려(encourage)해주고 건설적인 코멘트를 해줬는데, 안선생은 대체 뭐가 그렇게 다 맘에 안드는거래?!  너한테도 그래?  난 꼭 지금 안선생이 나 떠맡은거 귀찮아서 일부러 못되게 구는거 같아.  지도교수 되기 전까지는 친하게 지냈는데, 요즘엔 마주칠까봐 막 피해다녀."  후후훗, 동병상련을 느낀다.

생각해보니 얘는 좀 속상하겠다 싶다.  전에 지도교수는 진짜 유명한 교수였는데 성격은 매우 온화하고 나이스했더랬지.  내 MSc 논문 지도교수이기도 했었는데, 그때도 내 보잘것 없는 논문에 칭찬과 격려 만빵 해줬드랬다.  그 분 지도하는 스타일이 좀 그런 듯.  잘된 부분에는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 안한다.  근데 안선생 스타일은 모든게 다 너무 드라마틱해.  기본적으로 안선생은 비판의 달인이다.  엉성한 부분을 찾아내 왜 엉성한지, 어떻게 얼마나 엉성한지, 아주 아작을 내버리는 스타일.  제대로 깨빡 한 번 나면 며칠간 의기소침해지기에 충분할만큼, 아주 harsh한 코멘트를 드라이하고 무신경하게, 아무렇지 않게 막 해버린다.  마찬가지로 칭찬도 쎄게 하지만, 워낙 기대하는 수준이 높다보니 칭찬 들을 일이 거의 없다는게...

근데 정신적으로 데미지 좀 큰거 빼고는 안선생은 참 좋은 지도교수다.  뭐 그나마도 난 이제 하도 단련이 되어서 어지간한 깨빡의 후유증은 하룻밤만에 싹 사라지는 경지에 도달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얘도 곧 단련될테고, 그럼 조만간 알게 되겠지.  안선생이 얼마나 좋은 지도교수인지.  우선 나한테는 안선생 기준에 맞추는게 제일 어렵다.  거꾸로, 안선생이 보고 오케이 하는 정도라면 그 누가 봐도 오케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연구에 필요한 서포트는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챙겨주고, 말이 좀 직설적이라 harsh하긴 하지만, 그래도 얼토당토않는 비판은 없다.  또한 까칠한 코멘트일수록 how to improve에 대한 부분도 철저히 알려주니까, 그 페이스에 맞춰서 잘만 따라가면 배우는 것도 엄청 많고 자극도 되고, 그냥 리서처로서의 맷집이 강해지는 느낌이랄까..  그냥 그 독특한 지도방식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니, 얘도 내년에는 좀 안선생이랑 편해지겠지 (라지만, 얘는 지금 completion year니까 올해 박사 끝내야 하는구나..)

같은 처지라 말하면 바로 이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건 기분좋은 일이다.  거기다 덤으로 이제 안선생이 내가 얼마나 무던하게 그동안 지도를 군말없이 잘 따라왔는지 알게 되겠지.  여지껏 열라 까이고 씹히고 박살이 나도 싫은 소리 한 번 안하고 꾿꾿하게 다음날엔 또 빙긋 웃으며 공부한거 얘기하자고 하기가 어디 쉬운줄 아나.  아무나 그 성격 다 참아가며 공부할 수 있는거 아니다 (라지만, 쥐뿔도 없는 PhD 학생 처지에 반항하면 어쩔껀대?!)  그래도 다음주 미팅에서 또 깨지면 여전히 속상하겠지..

행복한 PhD 학생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제일 좋은건, 몹시 똑똑해지는 것이다.  근데 행복해질만큼 똑똑한 PhD 학생은 거의 없고, 이건 exogenous factor, 타고난 조건이라 어쩔 수 없다.  그럼 대부분 평범한 나같은 사람들은, 그냥 안똑똑해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최선의 전략은, 지도교수가 어떤 사람이든 불만품지 말고 그냥 잘 맞춰주고 얼렁 학위 끝내는거..

governed by genes miscellany

텔레그라프 읽다가 눈에 들어온 기사, 운동 해도 효과 못보는 사람이 있다는거..  원문은 여기.  나 이거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기사 내용은, 실험해봤더니 대강 20%정도의 사람들은 유산소운동으로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건데, 이런건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되는거라나..  아놔.. 이럴줄 알았어.

내 평생 운동을 잘 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  키도 작고 체구도 작아서 그런줄 알았다.  별별 운동을 다 시도해봤다.  기본적으로 체육시간에 하는 육상(달리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던지기) 이런거 다 못하고, 공으로 하는 운동도 완전 못하고..  오죽하면 고등학교때 3년 내내 일주일에 세 시간의 체육시간에 늘 테니스만 했음에도 난 서브 한 번 제대로 넣어보지 못했다.  심지어 고3때는 체육선생님이, 체육실기도 내신에 들어가는데, 3년 내내 빌빌거리기만 하는 날 가엽게 여기셔서, 딱 한 번만 서브 성공하면 실기 만점 주겠다고 했지만 그 딱 한 번을 성공 못시켜서 체육을 가(수우미양가에 '가') 받았다.  휘트니스는 아무리 규칙적으로 해도 근육 안생기고, 스쿼시는 6개월 넘게 배우고도 딱 2주 배운 사람보다 못하고, 자전거 20대 중반까지는 탈줄도 몰랐고, 요가/필라테스 이런건 마치 허리에 철심 박은 듯 뻣뻣해서 못따라하고, 복싱은 몇 번 해보니 죽도록 힘들어서 못하겠고, 에어로빅/태보 리듬도 놓치고 잘 따라하지도 못하고, 스키는 힘들어서 못타겠고, etc.  유일하게 즐기는 운동인 수영을 제외하면, 단 한 가지의 운동이라도 잘하는거 없고 즐겁지도 않다.

기사에 보니 이게 다 유전이라는군.  난 진짜 이럴거란 생각 하고 있었는데..  과학자들은 왜 이제서야 알아낸거냐.  왜냐면, 울 엄마도 운동은 젬벵이걸랑.  울 엄마도 리듬감 없어서 에어로빅 잘 못따라하고, 달리기 열라 느리고, 몇 년을 탁구해도 같이 한 아줌마들보다 못하고, 하지만 유일하게 잘하는건 수영!  근데 나랑 다른 점이라면, 울 엄마는 잘 못하지만 진짜진짜 열심히 한다.  매일매일 운동을 한 시간 넘게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환갑도 넘었지만 나보다 체력은 좋은 듯;;

아무튼, 난 기사에 나온 20%의 운동해봐야 별로 건강이 개선되지 않는 저주받은 유전자를 가진게 틀림없다는..  기사에서는 그래서 운동보다는 "personalised, genomic-based medicine"을 언급했는데, 아 좋아.  계속 연구정진해서 운동 해봐야 소용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건강해지는 약을 개발해달라고.  그동안 나는 해봐야 별로 나아질거 없는 운동 따위는 이제 안하고 얌전히 기다릴테니...(멍)

근데 해도 안되는게 어디 운동 뿐이랴.  공부도 아무리 해봐야 안되는 사람 있다.  수학과외를 꽤 오래 했었는데, 가끔 진짜 열심히 공부해도 안되는 애들 있더라.  뭐랄까, 이건 절대 게으름 부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머리로 이해를 못하는걸 어떡하겠나.  아무리 학부모가 과외를 돈 쳐들여 시킨다 해도 이런 경우엔 그저 안습일 뿐.  그럼 그냥 수학은 적당히 하고 딴거 하는게 현명하다는 생각 저절로 들기에, 학부모에게 얘기해주곤 했었다.  "사칙연산/구구단 넘어가는 수학은 안하고 평생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많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수학을 잘해야 할 필요는 없죠."
어릴때 피아노 과외선생님이, "넌 그냥 딴거 해라.  피아노는 그냥 장난감처럼 갖고 놀면 되지 머.." 그랬다.  난 피아노 연습 죽어라 해봐야 어느 수준 이상 안된다는거 선생님이 알아본게다.

열심히 해봐야 답 안나오는 그런 분야가 있는데, 그럼 그냥 접으면 마음 편하다.  "유전자가 그래, 이건 타고 난거야" 얼마나 편리한 자기변명인가.  근데 그걸 알기 위해서는 일단 열심히 해봐야 아는거다.  쫌 해보고 이건 안되나봐, 이게 아니라, 진짜로 열심히 노력을 해봐야지 이게 유전적 한계일지도 몰라, 하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거.  고3 내신때문에 단 한 번의 테니스 서브를 성공시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던지..  그럼에도 서브는 커녕 공이 네트를 넘어가지도 못할때 비로소 알게 된다.  이건 열심히 해도 안되는거야..

쓸데없는 잡담 miscellany

오랜만에 괜스레 오지랍이 발동하여.. 쓸데없이 과밸에 몇 마디 남긴거 말이다.  아 머 초마이너 블로거라 몇 마디 할 자격도 없다는데, 주제넘었지.  닥치고 그냥 모른척이 상책.

오널은.. 초초초초 중요한 미팅.  그니까.. 엄하게 쌍폭탄 맞은 보드미팅 이후 보름만에 안선생 미팅을 해야한다는 사실.  보름동안 R과 두 번이나 미팅을 했고, 머 좀 다듬고 쪼개고 머리속에서는 아웃풋에 대한 온갖 justification으로 꽉꽉 채웠고.  준비는 진짜 많이 했는데, 오늘도 선생한테 깨지면 진짜 이 암흑의 오라를 마구 내뿜는 프로젝트 포기다.  안해, 안해!  아 근데 미팅하자던 양반이 대체 어딜가서 안보이는게야...

어제 저녁때 화이트와인 두 잔, 레드와인 한 잔을 마셨고, 집에 돌아온게 11시, 바로 잠들어서 아침 7시에 깼으니까 8시간 잠도 충분히 잤는데, 머리가 깨질듯 아팠다.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좀 좋아져야 할거 아냐..  근데 왜 술도 더 안받고, 근육은 아직도 먼나라 얘기고.  아 씨..  운동도 포기다.  안해, 안해!

그렇게 아침엔 숙취로 헤롱헤롱 하면서도 귀찮아서 미뤄둔 맷랩 코딩을 붙잡고 끙끙거리다 네 시간만에 완성!  올레~  술이 덜깨서 네 시간인거지, 제정신이었음 40분쯤 붙잡고 낑낑거리다 다시 팽개쳐뒀을 것이 분명하다.  맷랩도 안쓰다보니 이젠 다 까먹어서, 누가 내 코드 뜯어보자 할까봐 두려운 수준.  겨우겨우 답만 내놓기에 급급한, 효율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삽질의 결정체.  원래 기초만 갖고 프로그래밍 할라면 효율 이런거 찾는게 우습긴 하지.  이러니 갈수록 뉴메릭은 더 귀찮아지기만 하고..  뉴메릭도 포기다.  안해, 안해!

오늘 미팅 잘만 끝나면 이번 학기 안에 두 번째 챕터 끝내는거다.  다시 리서치 열기를 활활~ (이렇게 될지, 또 왕창 깨빡나고 절망에 빠져버릴지..)

** 집에 가기 전에 추가.  결국 오늘 미팅 못했음.  선생님, 어디로 가셨나이까...
배고프니까 나두 걍 집에 가야지.  오늘은 닭고기의 날.  어떻게 조리를 해먹을까 궁리를 해봤는데, 뜬금없이 학부때 자주 갔던 신촌 어느 닭갈비 집에 닭야채볶음밥이 떠오르는게 아닌가.  한 친구는 그 집에 반찬으로 나오던 떡볶이를 좋아했고, 다른 한 친구는 닭야채를 좋아했고, 그래서 자주 갔었고..  근데 네이버에서 닭야채볶음밥 검색해서 레시피 찾아보고서는 먹고싶지만 포기.  귀찮;;;

쓸데없는 잡담 miscellany

아침마다 눈 뜨자마자 카푸치노를 한 잔씩 마신다.  잠 깨기 위해서 카페인의 힘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오늘 아침도 젖소를 홉에 올려놓고, 토마토와 사과를 씻고, '치익~' 하는 소리에 홉을 끄고,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건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커피잔에 커피를 따라놓기 전까진..  커피잔엔 그저 하얀 우유거품 뿐이었다.  커피 넣는걸 깜빡 잊었다는;;;  그래서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모를 인스턴트 커피를 그냥 거품 가득찬 뜨거운 우유에 한 스푼 넣고보니 아뿔사.. 인스턴트 커피도 오래되면 곰팡이 생기는구나..  커피병 안쪽에 거미집처럼 허옇게 얽힌 곰팡이가 왜 하필 넣고 나서 눈에 들어왔는지..  잠이 덜 깼던게야..  결국 다시 무까에 물을 채우고, 커피를 채우고, 우유를 채우고.

오전엔 좀 바보같지만 꼭 필요했던 작업을 다시 확인하고, 덜 바보같이 만들기 위해 뭔가 좀 있어보이는 용어를 마구 집어넣었는데.. 역시 이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하다가 짜증나서 다시 그냥 오리지날 바보처럼 보이는 버전으로 돌아갔다.  as plain as vanilla..  그냥 별것도 아닌데 괜히 현학적인 어휘로 읽는 사람 짜증만 돋구는 것보다야, 그냥 처음부터 별거 아니라는걸 그대로 드러내고, 대신 이런 별거 아닌 단계가 필요하다는 설명만 보태는게 낫겠다 싶어서.  (바꿔 말하면 별거 아닌 내용을 말빨로 흐려놓는 페이퍼는 읽을때마다 난 짜증난단 얘기다.)

한 명의 어드바이저를 더 두는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이냐면, R과 미팅을 하고 나서는 안선생에게 R과 미팅을 보고하고, 그리고 일을 진척시키면 R과 안선생에게 따로 같은 내용으로 상의하고, 그리고 서로 다른 조언을 하는 경우 안선생의 조언을 R에게, R의 조언을 안선생에게 얘기해서 각각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전개할건지 또 각각에게 따로 보고해야 하고..  근데 여기다 울 안선생은 S교수까지 가담시킬 궁리를 하는 중이다.  암흑의 오라를 마구 내뿜는 프로젝트가 안선생 연구분야가 아니라서 자신없다며 여기저기 관련된 연구를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들을 끌여들이고 있다.  근데 어드바이저가 한 명 더 늘어나면 더 많은 조언을 들어서 좋긴 하지만 시간도 두 배로 늘어난다.  제일 좋은건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그러했듯 딱 한 명의 전문가가 일관된 조언을 해주는 것,  암튼 두 시간 이따가 R과 미팅을 잡아놨고, 내일은 안선생 미팅해야하고.. 만약 안선생이 S교수까지 끌어들인다면, 그땐 진짜 이태리 마피아들 셋과 한꺼번에 미팅을 하자 해야지.

저녁땐 친구집 가서 삼겹살 파티할 예정.  요즘 고기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데,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요즘 운동한답시고 고기 막 먹는데 이래도 되는지 모를 일.  문제를 단순화하자면, 콜레스테롤이냐 저질체력이냐 둘 중 선택.  ㅡㅡ;  which one is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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