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 21일
/* REOPEN, 경제학교실 version 2.0 */
방치해왔던 블로그를 재오픈합니다.
재오픈을 계기로 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닫기 전인 version 1.0에서는 경제학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이나 경제학에서 다루는 내용 등 '경제학'과 관련된 학문적인 내용과 함께 PhD 학생으로서 일상적인 얘기들로 엮어갔었드랬지요. 아, 가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경제학적 시각으로 서술했던 것도 있었어요. 고민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1) 학생으로서의 소소한 일상얘기는 뺍니다. 이유를 말하자면, 일상적인 일들을 짧게나마 끄적거리는 라면같은 영양가 제로 블로그가 있거든요. 굳이 경제학교실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아놓고 영양가 없는 얘기들을 늘어놓고 싶진 않아졌습니다.
(2) 경제학적이든 아니든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도 뺍니다. 이건 학문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을 반영한 것입니다. 제가 경제학자로서 추구하는 이상형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현실 사회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학자가 아니라 탈정치형 사회'과학자' 입니다. ('사회'과학자가 아니라 사회'과학자'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회문제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 등은 가급적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3) 경제학에서도 미시(게임)을 주로 다룹니다. 경제학의 학문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다. 박사과정 학생이기는 하나, 제 연구분야가 아니라면 아주 기초적인 지식 수준에서 머무를 뿐이라, 다른 분야까지 다룰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가 언제쯤 좋아질까요?"라고 누군가가 제게 물어보면 전 '미네르바'에게 물어봐야 할 판입니다.
재오픈에는 작은 계기가 있었습니다. 최근 비전공분야의 공부를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비전공자로서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 처음에 제일 힘든 것이 큰 그림과 개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널에 논문들을 찾아봐도 생소한 용어와 너무 기초적인 것이라서 그런지 구체적인 설명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해당 분야를 전공하신 분께 쉬운 책을 추천받고 공부를 꾸역꾸역 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 뜬구름 잡는 듯한, 막연하고 모호하여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추천해주신 분 블로그에는 공부하시면서 나름대로 개념과 흐름을 잘 정리해놓은 글들이 있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나서 방치해둔 이 블로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 블로그도 혹시 누군가에게 그런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몇 가지 규칙을 소개하며 재오픈 소고를 마칩니다.
- 긴 덧글은 트랙백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 욕설, 비방, 광고, 스팸 등은 삭제합니다.
- 링크는 허용하되, 본문 전체를 출처없이 가져가시면 곤란합니다.
2009년, 경제학 교실문 활짝 열어놓습니다.
/* 2월 23일 업데이트 */
1. 전 진보 아닙니다. 보수도 아닙니다. 굳이 정치적 스탠스를 밝히자면, 탈정치 지향입니다. 중도라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정치적 의견을 갖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지향점을 갖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좌/우, 보수/진보 (심지어 중도라도) 어느쪽으로 치우쳐서 제한된 입장으로 사회를 바라본다는건 논리적으로 사회를 풀어보고자 하는 학문적 목표와 상충됩니다. 때로는 진보의 시각이, 때로는 보수의 시각이 더 설득력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쪽이든 100% 맞는 주장만 하는건 아닙니다.
2. 개별 사건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따뜻하지만은 않습니다. 전 가슴보다 머리가 우선하는 사람입니다. 사실에 기반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감성적으로 다가서는 것에는 진심을 담는게 힘듭니다.
3. 소위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 이런 일에 침묵하고 있어서 되겠느냐, 라던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식으로 "학문을 바탕으로 한 의견"을 요구하는 것은 이 블로그에서 삼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소위 '배운 사람'이지만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게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도 사람마다 다를진대 (극단적인 예를 들어, 히틀러도 자신의 신념에 기반하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했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가방끈 조금 길다고 해서 '올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이 더 가중치를 부여받는게 불편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는 공부하는것 자체가 좋아서 이걸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지,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대해 훈장질할만큼 식견과 인격이 훌륭한 사람은 아닙니다.
# by | 2010/01/21 03:10 | 트랙백 | 덧글(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