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OPEN, 경제학교실 version 2.0 */

방치해왔던 블로그를 재오픈합니다.

재오픈을 계기로 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닫기 전인 version 1.0에서는 경제학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이나 경제학에서 다루는 내용 등 '경제학'과 관련된 학문적인 내용과 함께 PhD 학생으로서 일상적인 얘기들로 엮어갔었드랬지요.  아, 가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경제학적 시각으로 서술했던 것도 있었어요.  고민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1) 학생으로서의 소소한 일상얘기는 뺍니다.  이유를 말하자면, 일상적인 일들을 짧게나마 끄적거리는 라면같은 영양가 제로 블로그가 있거든요.  굳이 경제학교실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아놓고 영양가 없는 얘기들을 늘어놓고 싶진 않아졌습니다.
(2) 경제학적이든 아니든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도 뺍니다.  이건 학문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을 반영한 것입니다.  제가 경제학자로서 추구하는 이상형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현실 사회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학자가 아니라 탈정치형 사회'과학자' 입니다.  ('사회'과학자가 아니라 사회'과학자'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회문제에 대한 경제학적 시각 등은 가급적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3) 경제학에서도 미시(게임)을 주로 다룹니다.  경제학의 학문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다.  박사과정 학생이기는 하나, 제 연구분야가 아니라면 아주 기초적인 지식 수준에서 머무를 뿐이라, 다른 분야까지 다룰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가 언제쯤 좋아질까요?"라고 누군가가 제게 물어보면 전 '미네르바'에게 물어봐야 할 판입니다. 

재오픈에는 작은 계기가 있었습니다.  최근 비전공분야의 공부를 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비전공자로서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 처음에 제일 힘든 것이 큰 그림과 개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저널에 논문들을 찾아봐도 생소한 용어와 너무 기초적인 것이라서 그런지 구체적인 설명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해당 분야를 전공하신 분께 쉬운 책을 추천받고 공부를 꾸역꾸역 하고 있긴 하지만, 계속 뜬구름 잡는 듯한, 막연하고 모호하여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추천해주신 분 블로그에는 공부하시면서 나름대로 개념과 흐름을 잘 정리해놓은 글들이 있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나서 방치해둔 이 블로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 블로그도 혹시 누군가에게 그런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몇 가지 규칙을 소개하며 재오픈 소고를 마칩니다.
- 긴 덧글은 트랙백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 욕설, 비방, 광고, 스팸 등은 삭제합니다.
- 링크는 허용하되, 본문 전체를 출처없이 가져가시면 곤란합니다.

2009년, 경제학 교실문 활짝 열어놓습니다.



/* 2월 23일 업데이트 */

1. 전 진보 아닙니다. 보수도 아닙니다. 굳이 정치적 스탠스를 밝히자면, 탈정치 지향입니다. 중도라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정치적 의견을 갖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지향점을 갖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좌/우, 보수/진보 (심지어 중도라도) 어느쪽으로 치우쳐서 제한된 입장으로 사회를 바라본다는건 논리적으로 사회를 풀어보고자 하는 학문적 목표와 상충됩니다.  때로는 진보의 시각이, 때로는 보수의 시각이 더 설득력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어떤 쪽이든 100% 맞는 주장만 하는건 아닙니다.

2. 개별 사건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따뜻하지만은 않습니다. 전 가슴보다 머리가 우선하는 사람입니다. 사실에 기반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감성적으로 다가서는 것에는 진심을 담는게 힘듭니다.

3. 소위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 이런 일에 침묵하고 있어서 되겠느냐, 라던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식으로 "학문을 바탕으로 한 의견"을 요구하는 것은 이 블로그에서 삼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소위 '배운 사람'이지만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게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도 사람마다 다를진대 (극단적인 예를 들어, 히틀러도 자신의 신념에 기반하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했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가방끈 조금 길다고 해서 '올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이 더 가중치를 부여받는게 불편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는 공부하는것 자체가 좋아서 이걸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지,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대해 훈장질할만큼 식견과 인격이 훌륭한 사람은 아닙니다.

by 너구리 | 2010/01/21 03:10 | 트랙백 | 덧글(25)

퓨전

 그러니까..  요즘 생각하고 있는게, 말하자면 퓨전인데, 된장국에 카레를 푼다던지 밥알에 초콜렛 코팅을 한다던지 하는 짓을 좀 할라고 하는데..  퓨전요리라고 다 맛이 있는게 아니고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기막힌 괴식이 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맛의 세계를 조화시킨 일품요리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몽상가의 영양가 없는 헛소리가 될 수도, 이론가의 직관 넘치는 모델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뭐 좀 그렇다보니..  아이디어 읽어보고 있다는 지도교수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조마조마하다.  20분이면 충분히 검토하고도 남을텐데 며칠씩 생각중이라는 그 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너구리 | 2009/07/02 23:04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1)

공공의 삥, 뜯겨도 되나?

소포를 보냈다.  소포를 보내는 쪽에서는 돈을 낸다.  이 돈은 소포가 안전하게 상대방의 집까지 배달되는 것에 대한 댓가다.  즉, 보내는 물건을 상대방이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가격이다.  그런데 소포를 받는 사람도 돈을 내라고 한다면?  에이, 설마.. 그런게 어딨어, 하지 마라.  그런게 있더라.

우선 이거부터 읽어보자.  http://www.volkszone.com/VZi/archive/index.php/t-351900.html  EMS로 한국에서 보내온 소포를 받아야 하는데, 내가 받은건 소포 대신 돈 내라는 편지였다.  세금 19.51파운드에 Parcelforce Clearance Fee 13.5파운드, 한화로 치면 대강 7만원쯤 된다.  받아야 하는 소포는 6.5kg, 한국에서 보낼때 금액도 5만원 미만이었다.  황당한 일이다.  그래서 항의했다.  전화로 따지고, 편지로 따지고..  한국에서 소포 보내온거 받은게 한두번도 아닌데 돈 내라고 온건 처음이다.  게다가 소포의 내용물은 미화 200$ 미만이니까 세금 부과될만큼 금액이 큰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편지를 보내온 Parcelforce Worldwide라는 업체는 세관이 아닌, Royal Mail(그러니까.. 왕립 우편서비스 회사)에서 소포 전담 자회사쯤 되겠다.  난 여기 부과된 세금에 대해 납득 못하겠으니 세관에서 이 우편물에 대해 세금을 부과했다는 서류를 보내달라는 것과 소포를 부친 사람이 돈을 냈을때 이미 이 소포가 무사히 나한테 도착해야 하도록 하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불한 것이라는 점, 이 두 가지가 내 항의 편지에 핵심이었다.
결과는..  세금 빼고 13.5파운드만 내기로 했다.  1) 그럼 세금은 깎아줄께. 2) 그래도 clearance fee는 내야해.  보내는 사람이 EMS로 보냈는데 EMS랑 우리 계약상 너도 돈 내야하거든.  보낼때 우체국에서 아마 설명 해줬을거야.  뭐 이런 답장이.. 

답장받고 더 황당했다.  부과된 세금이 사실상 세관에서 부과한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었다.  세관에 걸린 소포같은 경우에는 직접 세관까지 가서 찾아와야 하는건데 이건 돈 내면 배달해준다는 거였으니까.  그럼 이 세금은 까칠하게 항의하는 사람에게는 깎아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내는 돈이잖아..  말이 세금이지 사실상 우편물을 담보로 삥 뜯는거 아닌가.

그래도 그냥 13.5파운드 내고 소포 받기로 했다.  부칠때 설명 해줬는지 안해줬는지는 내가 증명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 더 나은 소포 배달 서비스를 위해 부과되는 비용이라고 하니, 이것도 몹시 억울하지만 여기서는 일개 힘없는 외국인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아마 난 소비자보호원이나 우체국, 체신청 뭐 들쑤시며 이거 명백하게 우편요금 이중징수 아니냐고 따졌겠지만, 외국인으로 산다는게 그냥 이런거다....

Royal Mail의 소포 전담 자회사라는 Parcel Force Worldwide라는 회사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 눈가린 민영화라고 해야할까, 좀 그렇다.  아무리 영국이라지만 우체국 민영화는 반대가 거세서 못했는데, 꼼수나 편법쯤 해당되는게 국제소포배달 전담 자회사다.  국영인 Royal Mail에서 국제 소포같은 비 핵심기능을 자회사로 독립시켜버리면 여전히 우편서비스는 국영이지만 그 중 일부는 민영화되어버린거다.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실체가 이런거다.  믿기지 않을만큼 비싼 영국의 철도요금, 미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 들만큼 비싼 난방비에 한겨울에도 겨우 집안의 냉기만 가실만큼 난방하고 두꺼운 양말 신고 사는 영국 사람들, 집 쉐어하면서 한 명이 물 펑펑 쓰면 분란 생길만큼 비싼 수도요금..  경제학 공부하는 사람이니만큼 민영화에 대해 찬/반을 딱 그어놓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 이전에 한 명의 소비자로서, 민영화라는건 우편요금 double charge에 대해 황당해서 항의해야 하는걸 의미한다.



※ 공공기관에는 소포도 Royal Mail 서비스로 배달된다.  이 경우엔 돈 내라고 하지 않는다.  여태껏 소포는 다 학교로 받아왔던 터라, 그동안 몰랐던거다.  공공기관이 아닌 private residence post code로 소포를 받게 되면 이런 황당한 세금 흥정도 하게 된다.

by 너구리 | 2009/07/01 01:05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0)

advantege of non-smartness

GTA interview, 누구 땜빵으로 하는거나 짧은 썸머스쿨 TA 말고 정식으로 학기중에 과목의 클라스를 담당하는 GTA는 학교에서 고용한 피고용인이기에 학교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정해진 규정대로 인터뷰를 한다.  학교에 있으면서 서로 잘 아는 처지에 머 이런 까다로운 규정을 꼭 다 해야하나, 이미 서로 답을 알고 있는 뻔한 질문인데도, 인터뷰어 교수는 물어보더라.  기록해야 되니까 다 알지만 일단 물어본다고..  대강 한 40분쯤, 인터뷰 하던 중에 나온 질문
Q : TA로서 자신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보다 차별화된 뭔가가 있으면 얘기해봐.
A : 저는 공부하면서 어떤 부분을 이해 못했는지, 왜 이해하기 힘들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알고 있거든요.  아주 스마트한 사람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감정적인 부분들까지도요.  이를테면, 왜 내쉬균형을 refinement하는 방법이 complete information인 경우와 incomplete information인 경우에 달라야 하는지, 이걸 아무리 들여다봐도 잘 모르겠는거에요.  솔직히 제가 코스웍 들을땐 시험을 보고 패스했지만, 그땐 이해 못했거든요.  이해하고 싶은데 기본적인 부분에서 납득이 안되니 구체적인 단계 단계가 다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리서치를 하면서 직접 내 주제로 문제를 바꾸어 생각해보니 드디어 이해가 되더라구요.  일단 딱 이해되고 나면 모든게 다 명확해지고 깔끔하고 쉽게 정리가 되잖아요.  하지만 이해에 도달하기까지 느끼는 감정적인 부담감은 공부를 쉽게 포기하게 만들곤 하지요.  누군가는 이런걸 생각해냈는데 나는 이걸 이해하는 것도 힘들다는 좌절감이나 자학적 감정은 아주 똑똑한 사람들은 알지 못할거에요.  하지만 여기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런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학생들이 다 지극히 스마트하진 않잖아요.  제 강점은,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이런 좌절감같은 감정적인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거에요.  '이렇게 당연한걸 대체 애들은 왜 이해를 못하는거야?', 라고 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똑똑한 TA보다는 '내가 이거 공부해봐서 아는데, 이 부분은 처음에 진짜 이해하기 무지 힘들어.  근데 이걸 이렇게이렇게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더라'라고 대다수의 학생들을 이해하는 TA가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좀 덜 똑똑하지만 그게 제 장점이기도 해요.

※ 살다보니 안똑똑한 것도 장점이라고 궤변을 늘어놓게 되더라.  근데 말 하면서도 어찌나 설득력있는지...  미리 준비해간 대답도 아닌데 어찌 이런 훌륭한 답안이 즉석에서 준비된 듯 술술 나오길래 나도 놀랐다.  영어는 장애인이면서 그래도 말빨은 아직 안죽었다....  그래도 똑똑한게 좋고, 이런 장점 없어도 좋으니 좀 더 똑똑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by 너구리 | 2009/06/30 04:28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2)

박사학위 빨리 받는 비결

이런거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 "지도교수 잘 만나야.."라고 대답할거다.  이런 내용으로 나온 책도 있는데 상당히 유명하다.  Phillips and Pugh, <How to Get a PhD>,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 대답을 하고 있다.  박사학위는 전적으로 지도교수 손에 달려있으니 선택을 신중히 하라, 이런 얘기.  리서치 2년차로서 나도 여기에 100% 공감한다.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건 "how to get a good supervisor",  책이 좀 바보같은데, 박사학위 빨리 받으려면 지도교수 잘 골라라, 해놓구서는 그럼 어떻게 골라야 잘 고르는거냐, 하는 얘기는 쏙 빼놨다.  뷁.  뭐하자는거냐..  그래서 어떻게 지도교수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이랄까, 경험담이랄까 뭐 그런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우선 기억해야 할 것은, 완벽한 지도교수는 없다.  지도교수가 당신의 연구에 대해 열정적으로 지도하고 서포트 해주면서 학문적인 영향력도 상당해서 나중에 잡마켓 나갔을때 지도교수 이름덕도 보고 성실하고 인간성도 좋고 그러면서 동시에 신분적으로도 안정적이어서 당신이 박사학위 마칠때까지 한 곳에서 끝까지 당신을 지도해줄 것을 기대하는건 너무 이상적이다.  지도교수도 사람이고 학생과 지도교수의 관계도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인지라, 모든 인간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당신의 모든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사람을 찾는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부분을 포기할 수 없는지 선호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겨놓고 얻을건 얻으면서 적당히 어떤 부분은 포기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여기 석사과정 유학생인데,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하면서 지도교수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물어보더라.  관심분야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가 있는데, 그 사람한테 박사과정 리서치에 대해 상담이라도 해볼까 해서 이메일 보냈는데 열흘째 묵묵부답이라고.  박사과정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일 먼저 생각해보는건 해당 분야에서 최고로 유명한 사람이다.  대가 밑에서 대가 나온다고, 유명한 교수 밑에서 잘 배워서 내공 쌓으리, 아 얼마나 환상적인 계획인가.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한게 아니지..  학생지도라는거, 만만한 일이 아닌게, 중고딩 과외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알거다.  제대로 학생의 박사과정 연구를 지도하려면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자기 연구야 열심히 하면 실적이라도 쌓고 수업 열심히 하면 평가라도 받지..  박사과정 학생지도는 교수들 입장에서야 열심히 해도 별로 돌아오는 것 없는 일이다.  이유없이 지도받겠다고 찾아오는 학생 거부하는거 행정적으로 눈치보이는건 렉처러, 리더까지고, 유명한 교수라면 이유없이 학생지도 안하겠다고 해도 뭐라 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런데 유명한 교수가 뭐 아쉬워서 일개 박사과정 학생따위 열정적으로 지도하겠냐.  간혹 학생이 아주 재미있는 연구주제를 들고 온다던가 아주 특별하게 똑똑하다던가 하면 그냥 학자의 직업적 본능으로 열심히 지도할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은 1%의 똑똑한 학생들에게만 일어나는 이례적인 경우다.  뭐 그렇다고 유명한 교수라고 다 학생지도 안한다는건 아니다.  사실 유명한 교수들일수록 그 밑에 지도학생들 정말 많다.  그래서 한 명의 교수가 충분히 잘 지도할 수 있는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가 또 생긴다.  모든 학생들은 모두 다른 주제로 다른 연구를 진행하는데, 지도받는 학생이야 자기 연구 하나지만 지도하는 선생 입장에서는 그런 학생이 여럿이다.  당연히 학생이 많아질수록 깊이있는 지도 받길 기대하는것 자체가 어불성설.  유명한 교수 밑에 여러 명의 학생 중 한 명이라면 그저 해놓은거 읽어보기나 하면 고마워 해야 할거다.  대부분 교수들은 다 바쁘지만 특히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라면 학기 중에도 세미나다 컨퍼런스다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자기 연구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바빠서 학생 얼굴 보는 것도 힘든게 보통이다.  대가 밑에서 대가 나온다, 그래서 난 대가에게 지도받겠다?!  1% 천재적 재능을 가진게 아니라면 이런거 꿈 깨고 현실을 봐라.  대가 밑에서 나온 대가는, 그 대가가 유명해지기 전에 지도한 학생이거나 원숭이가 지도했더라도 대가가 될만큼 똑똑한 학생이다.  그렇다고 유명한 교수에게 지도받는게 나쁜 점만 있는건 아니다.  충분한 지도는 기대하지 못하겠지만, 일단 박사만 마치고 잡마켓에 나가면 지도교수 덕에 자리잡기는 쉽다.  지도교수의 후광이라는걸 무시 못하는게 잡마켓이다보니.. 

그럼 유명하진 않지만 연구활동 활발히 하고 있는 주니어 교수들은 좋은 지도교수인가?  천만에..  세상 그리 만만치 않다.  유명한 교수와 반대의 이유로 주니어 교수에게서는 제대로 지도받을 가능성은 더 높다.  우선 주니어 교수라면 박사과정 지도학생 거의 없거나, 있다해도 한두명이다.  유명한 교수들처럼 지도학생 열명, 이런 경우 거의 없다.  거기다 한참 학문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과정에 있는 주니어 교수라면 그 연구 자체가 해당 분야에서 최신 연구 성과물이므로, 이런걸 직접 1:1로 배우는건 학문적으로 내공을 쌓고 연구자로서의 기본기를 제대로 닦을 수 있는 기회이긴 하다.  단, 그 교수가 끝까지 지도를 하는 경우에 말이다.  박사과정 연구라는게 아무리 빨라도 3년이고 보통 4,5년은 걸리는데, 이 기간동안 교수에게 신분 변화가 생길 가능성 몹시 크다.  젊고 왕성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그만큼 성과를 냈다면 연구환경이 더 좋다거나 조건이 더 좋은 학교로 스카웃 되기도 쉽고, 미혼이라면 결혼이나 애정사 때문에 다른 학교로 옮겨갈 수도 있고, 더 높은 포지션으로 승진하기 위해 다른 학교로 옮길 가능성도 높다.  한참 박사과정 연구 진행중에 지도교수를 갑자기 바꾼다거나 지도교수 따라서 학교를 바꾼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당연히 연구에 차질있다.  다행히, 정말 무사히 연구를 마무리 할때까지 지도교수가 그 자리에 계속 있어준다고 하더라도, 잡마켓에 나가야 하는 시점에는 지도교수에게 특별한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다.  주니어 교수들은 자기 앞가림도 바쁜데 지도학생 잡마켓 나간다고 해서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없다.

최악의 지도교수는 유명하지도 않으면서 연구활동 별로 안하고 수업이나 학생지도만 하는 사람인데, 일단 연구활동 별로 안하니까 배울게 없다.  그러면서 지도하는 학생은 많아서 교수 입장에서야 열심히 지도하지만 지도받는 입장에서는 충분하지 않다.  게다가 유명하지도 않으니 잡마켓 나갈때도 도움 안된다.
최고의 지도교수는...  학생 상황, 우선순위 따라서 달라진다.  1%의 똑똑한 학생이라면 누가 지도하든 상관없고..

지도교수는 academic patron이라고들 얘기한다.  학문적 후견인, 부모 이쯤 될텐데, 지도교수와의 관계에서 기억해야할 한 가지가 있다면, 지도교수는 patron이지 parent가 아니다.  주고 받는 조건부 관계니까 받고 싶은만큼 먼저 보여줘야 한다.  열정적인 지도를 받고싶으면 먼저 열정적으로 공부해야 하고, 신뢰받는 학생이 되려면 먼저 교수를 신뢰 해야하고, 후광을 이용하고 싶으면 후광을 이용해도 좋을만한 학생이 되야한다.  회사생활 조금만 해보면 정말 당연한 얘긴데, 학교라는 특수상황이 이런걸 잘 깨닫지 못하게 하곤 한다.  학생이라는 신분은 학교 안에서는 보호받고 가르침받고 무조건 받기만 하는 위치에 있지만, 박사과정 학생은 학생이자 아카데미아 입문자인 도제의 신분이라, 엄밀히 보자면 일반 직장에서 말하는 on the job training 식의 교육을 받고 있는거다.  직장 상사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후원을 기대하는게 어리석은 것 만큼이나 지도교수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후원을 기대하는 것도 어리석다.

by 너구리 | 2009/06/29 03:51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4)

자뻑

아이디어가 변변치 않아서 무려 6개월간 그냥 무작정 공부만 했다.  얼른 새로운 아이디어로 논문을 써야지 끝이 나는 박사과정이라..  그냥 눈에 보이는 결과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거 정말 답답하고 초조하다.  실증연구야 딱히 참신하거나 새롭지 않아도 되고, 남이 해놓은 연구에서 방법론을 바꾼다던지 데이터를 바꾼다던지 해도 충분히 의미있는 논문이 될 수 있지만, 이론연구에서는 아이디어가 거의 처음이자 끝이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모델링 한다던지,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의 문제를 조명한다던지,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라야 의미가 있다.  쥐어짜낸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해놓았거나, 별로 특별할거 없는 뻔히 예상되는 결론이라던가, 뭐 좀 그랬다.

다음주에 드디어 다가온 평가의 시간, 이눔에 학교는 무슨 박사과정 학생관리를 고등학생마냥 끈덕지게 해대는지, 매년 Research Student Progress Committee에서 학생의 1년간의 성과를 보고 짜를지 프로그래스 시킬지를 결정한다.  난 리서치 2년차니까, 최소한 2nd paper 아웃라인 정도는 나와있어야 한다.  근데 2nd paper 주제 아직 못찾았으니, 커미티에서 너 그냥 MPhil 받고 나가라, 하면 찍소리 못하고 짤릴 수 밖에..  그래도 1st paper 해놓은게 있으니, 커미티에서 얘는 두고 봐도 가능성 없으니 짜르자, 이러진 않을거라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스트레스는 상당한 수준으로 받고 있었다.

자다가 새벽녘에 꿈을 꿨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로 모델을 셋팅하고 있는거였다.  꿈을 꾸면서도 이게 꿈이라는걸 알았다는건 참 이상하다.  꿈을 꾸면서도 이게 꿈이고 난 자고 일어나면 이 아이디어를 까먹겠지, 걱정되서 벌떡 일어났다. ㅡㅡ;; 새벽 5시쯤이던가.  요즘 새벽 5시면 밖이 훤하다.  아무튼 그때부터 막 꿈에서 만들던 모델을 진짜로 연습장에 끄적거려가며 만들었는데, 하다보니 감이 딱 오는거다.  이거 잘되면 대박이겠군, 이런 느낌..  그리고 누군가가 같은 아이디어로 해놓은게 있지 않을까 해서 서너시간 검색을 미친듯 해댔지만 다행히 아직 없다.  잘만 하면 이거 내후년  잡마켓 페이퍼다.  ㅋㅋㅋ

아이디어에 대한 감은 대강 좀 맞는다.  첫 페이퍼 아이디어도 지도교수한테 들고가기 전부터 이거 꽤 재미있는 논문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실증연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스릴이라고나 할까..  아이디어만 넘치면 재미고, 아이디어 없으면 고문이고..  당장 다음주 보드미팅 코앞에 두고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벼랑끝 코너에 몰려서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니, 완전 기분 극과 극을 오고 간다.  그것도 자다가 꿈에서 말이다.  우훔, 우선 좀 잘 다듬어서 지도교수한테 보여줘야지.  "awesome!" 이런 반응 예상한다.

난 별로 겸손하고는 거리가 먼 인간이다보니, 재수없지만 뻔뻔하게 자랑질 아주 잘한다.  무려 6개월만에 처음으로, 그러고보니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가 뭔가 가치있는 인간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고, 짤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비루한 학생에서 가능성 충만한 스마트한 학생으로 순식간에 바뀐거니, 자랑질로도 부족하다.  당장 마트가서 술부터 사와야겠다.  하필 이런 순간에 쟁여놓은 술이 하나도 없다니...!

by 너구리 | 2009/06/27 23:23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6)

퇴학당하다

아주 갑작스럽게,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엔 황당했고 조금 지나자 억울해졌고 지금은 우울하다.  공부는, 긴 방황 끝에 찾은 자아의 발견인데, 이런 식으로 그만둬야 하다니..  무엇보다도 이제는 이렇게 다른 생각 안하고 딱 한 가지에 몰입해서 울고 웃을 수 없다는 것에 우울해졌고, 앞으로 삶이 의미없게 느껴진다.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린 듯 말이다.










※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 평소대로 잠깐 눈을 붙였다가 꿈을 꿨다.  깨고 나서도 줄곧 우울한게, 게으름 부리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지..  공부 마음껏 못하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우울해질 정도니, 정말 열심히 해야지..  (그러면서 낮잠이라니.. 한심한 인간..)
※ 낚시질 미안.. ^^;  심심해서..  (공부 열심히 한다며!!)

by 너구리 | 2009/06/24 23:02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8)

Mechanism design 6

 다수의 행위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행위자 한 명 개인으로서는 allocation decision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다.  이런 상황은 allocation의 대상이 private good이냐 public good이냐에 따라 개인의 행동에 완전히 반대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먼저 private good인 경우를 살펴보자.  다수의 거래자(buyers & sellers)가 존재할때, 한 명의 행위자가 자신의 타입을 거짓으로 속이더라도 사실 트레이드 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가격을 변화시키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완전 정보 하에서도 Walrasian equilibrium이나 Pareto optima에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efficiency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할거다.

seller의 생산비용을 c, buyer의 value를 v라고 하고, 각각 P_1(\centerdot), P_2(\centerdot) \text{ in } [\underbar{c}, \bar{c}], [\underbar{v}, \bar{v}] 확률분포를 따른다.  (당연히 실제 c, v는 private information이고 P_1(\centerdot), P_2(\centerdot) 는 common knowledge다.)  거래가격을 \pi라 하면, c<v에서만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P_1(\pi)=1-P_2(\pi)다.  x_1, x_2 \in [0,1]은 seller와 buyer 각각의 트레이드 확률이라고 할 때, efficient outcome인 Walrasian mechanism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x_1(\hat{c})=1, t_1(\hat{c})=\pi \text{ if } \hat{c} \leq \pi \\x_1(\hat{c})=t_1(\hat{c})=0 \text{ otherwise}  

x_2(\hat{v})=1, t_2(\hat{v})=-\pi \text{ if } \hat{v} \geq \pi \\x_2(\hat{v})=t_2(\hat{v})=0 \text{ otherwise} 

즉 seller는 발표한 타입이 거래가격보다 작을때 거래하고, buyer는 발표한 타입이 거래가격보다 클때 거래가 성립한다.  Hurwicz는 거래자들이 서로 선호를 알고 있다는 Nash 조건 하에서는 이러한 efficient outcome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IR 조건을 만족하는 efficient direct mechanism은 일부 행위자에게는 IC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는건데, 바로 앞편에서 왜 v>c이더라도 거래하지 않는지에 대해 asymmetric information을 고려한 virtual valuation으로 설명을 했었으니까 여기선 생략.  Hurwicz의 모델을 베이지안 버전으로 확장한게 Wilson의 모델인데, I1명의 seller와 I2명의 buyer가 double auction, 즉 buyer 뿐만 아니라 seller도 자신의 타입을 발표하는 게임의 행위자다.  \underbar{c} \leq \underbar{v} \leq \bar{c} \leq \bar{v}라고 가정하고, seller의 발표와 buyer의 발표를 각각 순서대로 \hat{c}_1 \leq \cdots \leq \hat{c}_k \leq \cdots \leq \hat{c}_{I_1}, \hat{v}_{I_2} \leq \cdots \leq \hat{v}_k \leq \cdots \leq \hat{v}_{1} 늘어놓았을 때, 거래가 성립하는 경우는 \hat{v}_k \geq \hat{c}_{k}인 k이고, 거래가격은 임의의 \pi \in [\hat{c}_k , \hat{v}_{k} ]이다.  만약 모든 행위자들이 실제 타입대로 발표하면 더블옥션은 social surplus 최대인 매커니즘이긴 하지만, 행위자로서는 거짓말할 인센티브가 있기때문에 균형상태가 꼭 efficient하진 않다.  다만 무한히 많은 행위자들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한 행위자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기때문에 거짓말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어지므로 efficiency in the limit은 가능.

 

 public good에서는 상황은 똑같은데 행위자들은 정확히 반대 인센티브를 갖는다.  즉, public good에서 다수의 행위자가 존재한다면 한 개인이 pivotal (public good이 제공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일 가능성이 참여자 수와 비례하여 낮아지므로, 실제와 다르게 리포트할 강한 인센티브가 있다는 것.  개인으로서는 자신의 타입을 그대로 드러내든 그렇지 않든 decision이 바뀌기 힘들거란 사실을 알기때문에 자신의 기여를 최소화(transfer 최대화)하는게 목적이 되어버리므로,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타입의 최소값인 \theta_l을 발표한다.  그래서 만약 프로젝트 비용이 I\theta_l 를 초과하면 public good은 BB 제약조건 하에서는 공급되지 않는다.

 

다수의 행위자가 존재하는 경우 efficiency에 대해서는 대강 다 얘기를 끝냈으니, 이제 다수 행위자가 존재할 떄의 optimal mechanism만 남았다.  내키면 당장이라도 쓰겠지만 일단 수식이 좀 많이 들어가야 해서 귀찮.... ㅡㅡ;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너구리 | 2009/06/24 00:42 | - mechanism design | 트랙백 | 덧글(0)

coffee talk

empirical research seminar에는 잘 안가는데, coffee and local networks라는 제목에 낚여서 들어가봤다.  결과적으로 별로 재미없었고.. 제목이 미끼였긴 했지만, 발표를 시작하면서..
발표자: "Theorists are idiots unless they have coffee and cigarettes.  Specially coffee makes them a twinkling economist. (이론가들은 커피와 담배 없으면 바보에요.  특히나 커피는 그들을 반짝이는 경제학자로 만들어주지요.)"  
참석자1: "Are you talking about Italian?! (지금 이태리인들 얘기를 하고 있는거죠?)"
참석자2: "Coffee makes Italian awake and Italian make coffee awake also.  (커피가 이태리인을 정신차리게 하지요, 게다가 이태리인은 정신차린/개념있는 커피를 만들기도 해요.)"
발표자: "Oh, yes, we Italian love coffee as much as British love tea.  But what makes us an economist is not tea, but coffee.  (오, 그럼요.  우리 이태리인들은 영국인들이 차를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커피를 좋아하지요.  근데 우리를 경제학자로 만들어주는건 커피지 차가 아니랍니다.)"


** 발표자는 이태리인이었고, 커피와 담배는 이태리인의 아이콘이다.
** 이 정도의 대화는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냥 농담거리
** 이태리 커피가 실제로 맛있긴 하다.  awake coffee라고 생각할만큼.

by 너구리 | 2009/06/23 16:32 | miscellany | 트랙백 | 덧글(4)

Mechanism design 5

시리즈의 지난 4편을 간단하게 리뷰하자면, 매커니즘 디자인이 뭔지 대강 좀 그려본 다음에(http://econclass.egloos.com/2372668), 관심대상의 범위를 direct mechanism으로 줄여버려도 된다는걸 밝히고(http://econclass.egloos.com/2373572), 1인 행위자로 구성된 간단한 경우를 통해 implementability에 대해 살펴봤고(http://econclass.egloos.com/2374213), 다수 행위자로 일반화시키고서 efficiency와 예산제약조건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설명했다(http://econclass.egloos.com/2378606).  이번엔 efficiency의 문제를 좀 더 다뤄볼까 한다.

 

BB조건이 없다면 플래너는 행위자들에게 진실을 말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비용에 대해 아무런 제약이 없으므로 efficient outcome에 도달이 가능하고, IR조건이 문제가 안된다면 행위자들이 게임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데서 발생하는 welfare loss가 없으므로 마찬가지로 efficient outcome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IR & BB 조건이 요구되는 환경이라면 inefficiency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따라온다는걸 Myerson과 Satterthwaite이 밝혔다.  이들은 buyer-seller의 trading game을 가정하고, 상대의 private information (seller는 cost c, buyer는 value v)를 서로 모르는 상황에서 trade를 통해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모두 0가 아닌 상황에서라면 IR, IC, BB 조건을 만족하는 efficient outcome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세히 보자면.. seller의 cost c는 [\underbar{c}, \bar{c}] 구간에서 확률분포 P_1(\centerdot)를 따르고, buyer의 value v는 [\underbar{v}, \bar{v}]에서 확률분포 P_2(\centerdot)를 따른다고 할 때, \underbar{c} < \bar{v} & \underbar{v} < \bar{c}라고 해보자.  그럼 \underbar{c} < \bar{v}이기 때문에 trade를 통해서 서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고, \underbar{v} < \bar{c}이기 때문에 trade 안할 가능성도 있다.  trade가 일어날 확률을 x(c,v) \in [0,1]이라 두고 t(c,v)를 buyer가 seller에게 지급하는 money transfer라고 하자.  Myerson & Satterthwaite의 주요 관심사는 IR, IC, BB 만족하면서 efficiency까지 골고루 다 갖춘 매커니즘이 존재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seller와 buyer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각각 X_1(c) \equiv E_v [x(c,v)], X_2(v) \equiv E_c [x(c,v)]로 두고 expected transfer를  T_1(c) \equiv E_v [t(c,v)], T_2(v) \equiv -E_c [x(c,v)], expected utility  U_1(c) \equiv T_1(c) -cX_1(c), U_2(c) \equiv vX_2(v) + T_2(v)로 둘 수 있다.  (seller의 utility는 buyer로부터 받은 돈 - 생산비용의 기대값, buyer의 utility는 value의 기대값 + 지불한 가격(-))

X1은 nonincreasing, X2는 nondecreasing이면 monotonicity를 만족하므로 IC조건은 통과, 그럼 expected utility는 U_1(c) =U_1(\bar{c})+ \int^{\bar{c}}_c X_1(\gamma) d\gamma, U_2(v) =U_2(\underbar{v})+ \int^{v}_{\underbar{v}} X_2(\eta) d\eta로 나타낼 수 있겠다.  그럼 expected transfer의 합은 T_1(c)+T_2(v)=cX_1(c)-vX_2(v)+U_1(\bar{c})+U_2(\underbar(v))+\int^{\bar{c}}_{c}X_1(\gamma)d\gamma + \int^{v}_{\underbar{v}}X_2(\eta) d\eta인데, BB조건은 t_(c,v)+t_2(c,v)=0이므로 expected transfer의 경우 E_c[T_(c)]+E_v[T_2(v)]=0이다.  이걸 이용해서 위 식을 정리해버리면 BB: 0=  이걸 다시 좀 예쁘게 정리하자면, U_1(\bar{c})+U_2(\underbar{v})&=-\int^{\bar{c}}_{\underbar{c}}(c+\frac{P_1(c)}{p_1(c)})X_1(c)p_1(c)dc + \int^{\bar{v}}_{\underbar{v}}(v-\frac{1-P_2(v)}{p_2(v)})X_2(\eta)p_2(\eta)d\eta \ &=\int^{\bar{c}}_{\underbar{c}} \int^{\bar{v}}_{\underbar{v}} [(v-\frac{1-P_2(v)}{p_2(v)})-(c+\frac{P_1(c)}{p_1(c)})]x(c,v)p_1(c)p_2(v)dcdv요렇게 되고, IR조건에 의해 이건 nonnegative.  수식이 지저분하다보니 좀 와닿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앞에서 이미 다 유도해냈던 방법들이라 설명은 생략.  그냥 앞에거 보다보면 익숙해지는 virtual valuation이 들어간 수식일 뿐이다.  그리고 v \geq c이면 거래가 성립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래 안하면 efficient outcome이므로, x^*(c,v)=1 \text{ if } v \geq c, 0 \text{ otherwise}.  그런데 이 efficient allocation rule인 x^*(c,v)을 위의 식에 대입했을 때 negative인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즉, efficient mechanism은 IR 만족하지 않는다는게 Myerson & Satterthwaite의 결론.

IR과 efficiency가 상호공존할 수 없는건 trade의 이익을 평가할때 incentive cost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v=c+\epsilon이라고 한다면 v>c이니까 트레이드 하는게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긴 한데, \epsilon이 몹시 작은 경우에는 asymmetric information까지 고려한 virtual surplus를 생각하면 트레이드로 양쪽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없는 경우, 즉 (v-\frac{1-P_2(v)}{p_2(v)})x \leq -(c+\frac{P_1(c)}{p_1(c)})x일 수도 있기 때문에 information으로 인해 발생하는 cost를 감안하면 v>c이더라도 트레이딩 안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요약하자면, buyer와 seller가 서로의 타입에 대한 불완전 정보로 인해 실제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트레이드 안하는 inefficient outcome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번엔 이런 불완전정보와 다수의 행위자의 행동이 private good일때와 public good일때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써볼 참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너구리 | 2009/06/23 00:05 | - mechanism desig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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